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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수용 등록일(수정) : 2024-03-07 16:36:44
  • [모바일] 롬(ROM), ‘유저와의 상생’으로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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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랩게임즈의 신작 하드코어 MMORPG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이하 롬)이 지난 2월 27일에 정식 출시됐다. 한국, 대만, 일본을 비롯한 10개국에 글로벌 원빌드로 동시 런칭을 진행한 후, 약 일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한국 매출 2위, 대만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서버는 20개가 생성돼 있는데 여타 글로벌 출시 게임들과는 달리 지역별로 서버를 분류하고 있지는 않다. 게임이 출시된 지역의 유저들끼리 한 서버에서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한자나 일본어로 된 닉네임이 제법 많이 보이는데, 롬에서는 타 지역 유저들과의 원활한 커뮤케이션을 위해 자동 채팅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 가동 중인 서버는 20개. 지역 구분은 없다.

▲ 번역된 채팅은 따로 표시가 된다.
구글 번역 기반으로 자연스럽진 않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그렇다면 게임 플레이는 어떨까? 이미 지난 CBT 단계에서 게임의 틀을 갖춰둔 상태나 마찬가지였기에, 정식 출시 이후에도 플레이 감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쉽게 설명하자면 유저들 사이에서 일명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는 유형의 하드코어 MMORPG 문법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게임은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용자간 자유로운 전투를 통한 무한 경쟁. 그리고 돈을 지불할 수록 캐릭터가 강해지는 직관적인 게임 구조.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장르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그만한 소비층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좀 더 솔직해져 보자. 돈을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게임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중요한 건 ‘그래서 얼마나 써야 되는데?’다. 그런데 이 기준을 잡기가 참 어렵다. 경쟁은 언제나 상대적인 것이니까. 그래서 필자는 롬의 과금 정책과 판매하는 상품,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체제의 존재 등을 우선적으로 살펴봤다.


▲ 게임은 CBT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주 익숙한 형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쟁이라는 요소를 떼놓고 봤을 때 게임에서 요구하는 과금의 수준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의 수는 6가지뿐. 심지어 가장 비싼 패키지의 가격이 5만 원을 넘지 않았다.

‘현금성 재화’로 구매하는 뽑기 상품은 ‘코스튬’ 한 종류밖에 없었다. 전설 코스튬을 제외한 나머지 등급은 상대적으로 획득 확률이 낮은 편이지만 대신 11회 뽑기의 가격이 2만 원으로 여타 뽑기 게임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

확산성 밀리언아서를 시작으로 12년에 걸쳐 흘러온 필자의 모바일 게임 라이프. 이제는 3만원이 넘는 뽑기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스스로의 모습에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며 다시 한번 상점을 살펴봤다. 여전히 ‘11연 뽑기가 2만 원이면 싸지 않나?’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 ‘11회 뽑기 2만원이면 싸지’라고 생각하는 필자는 이미 늦은 것 같다.
이게 다 확산성 밀리언아서 때문이다.


여튼 현금성 재화로 구매하는 뽑기 상품이 한 종류 뿐이라는 사실은 다소 의외였다. 그밖에도 장비, 가디언, 몬스터같은 뽑기 요소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모두 게임 내에서 구매하거나 제작하는 상품이었다. 더욱이 매일 일정 횟수만큼 코스튬과 가디언을 ‘골드’로도 뽑아볼 수 있다.

장비는 도면을 비롯한 각종 재료를 모아 완제품을 만들거나 장비 상자를 제작해서 랜덤하게 획득하는 구조다. 필요한 재료가 서로 다른 만큼 두 제작 방식을 병행하는 것도 가능한데, 각각의 재료를 얻기 위해 별도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완제품 장비 재료는 사냥으로 얻고, 장비 상자 재료 또한 사냥으로 얻은 불필요한 장비를 분해해서 얻을 수 있다.

가디언은 상점에서 ‘크리스탈’이라는 별도의 재화를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다. 현재 크리스탈 획득 방법은 두 가지. 상점에서 골드로 ‘크리스탈 랜덤 상자’를 매일 2회까지 구매하거나, 혼돈의 성채 던전에서 채집하는 크리스탈 원석으로 ‘크리스탈 랜덤 상자’를 제작하는 것이다. 크리스탈 랜덤 상자에서는 500~10,000개의 크리스탈을 랜덤으로 얻을 수 있다. 가디언 뽑기 1회에 1,000 크리스탈을 소비하니 사실상 매일 1회는 확정적으로 뽑아볼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코스튬을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모두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니, 무소과금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경쟁해 볼 만한 환경이 제공된다.


▲ 장비는 오로지 게임 플레이로만 획득할 수 있다.
완제품을 제작할 수도 있고, 뽑기 상자를 만들 수도 있다.


롬은 지난 1월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유저와의 상생’을 여러 차례 어필해 왔다. 그리고 게임이 정식 출시된 현재 ‘다른 게임에서는 돈 받고 파는 것들도 롬에서는 플레이로 얻을 수 있다’는 개발사의 발언은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출시 전 단계에서 ‘착한 과금’을 외치는 건 여느 게임사나 마찬가지다. 이제 유저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게임이 출시된 후 그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한두 번 경험한 게 아니니까. 필자 또한 그런 유저 중 한 명으로서 처음에는 ‘유저와 상생하는 과금’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기껏해야 ‘골드로 살 수 있는 낮은 등급 뽑기나 생색내듯 몇 개 추가해 두고 말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장비, 몬스터, 가디언 등 오히려 게임 플레이로만 얻을 수 있는 요소들이 더 많았으며, 과금 요소라고는 코스튬이 전부였다. 필자도 이 결과를 믿을 수 없어서 메뉴를 샅샅이 뒤져봤다. 혹시나 숨겨진 상품 배너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일부 패키지 상품을 제외하면 정말로 과금 요소는 코스튬밖에 없었다. 놀랄 노 자다.


▲ 가디언은 크리스탈로 뽑는다.
그리고 크리스탈은 게임 플레이로만 획득할 수 있다.


물론 이 코스튬이라는 요소가 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고려해 보면 마냥 ‘착한 과금’이라고만 보긴 어렵다. 돈을 쓰면 쓸수록 캐릭터가 강해지는 구조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다만,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서 억지로 지갑을 열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는 호감이 간다. 개발사에서 지갑을 열 타이밍을 뒤흔들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유저 입장에서는 비교적 냉철하게 과금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니까. 물론 냉철하게 돈을 쓰겠다고 판단 했다면, 그 돈이 무자비하게 흘러 나가는 경험을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게임에는 나름대로 과금을 유도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갖고 싶은 욕구, 게임을 좀 더 쉽게 즐기고 싶은 욕구, 광고 없이 편하게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 등등. 현재 롬에서 과금을 유도하는 장치는 단 한 가지뿐이다. 바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싶은 욕구’다. 그 외에 ‘이건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돼’라는 심리를 자극하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흔한 ‘출시 기념 패키지’도 없고, 특정 기간만 판매하는 한정 패키지도 없다. 오로지 ‘코스튬’하나에 올인하고 있다.


▲ 패키지 상품은 총 6개. 제일 비싼 게 5만 원이고 한정 상품은 없다.
이만하면 나름 착한 과금... 일까?


아쉽게도 게임의 기본 구조에서 기존 게임들과 큰 차별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좋게 말하면 익숙하고, 나쁘게 말하면 비슷하다. 대신 동종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과금에 대한 부담이 덜한 만큼, 가벼운 기분으로 접해볼만 하다는 사실은 나름의 장점으로 볼 수 있겠다.

여기에 추가로 ‘경쟁을 원치 않는 유저’가 이를 피해갈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된다면 신규 유저에게도 충분한 어필이 되지 않을까? 지난 쇼케이스에서도 ‘경쟁을 즐기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영역을 분리하겠다’는 언급이 있지 않았던가. 현재 특수 던전, 보스전, 레이드 등의 주요 콘텐츠는 PK가 불가능하게 설정돼 있기도 하고.

또한, 3월 업데이트 계획에도 ‘솔로 던전’과 무차별적 PK에 대한 대책인 ‘가드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이는 즉,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후에도 라이트 유저에게 원활한 플레이 환경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무한 경쟁과 약자 보호. 상충하는 두 가치를 모두 붙잡기 위해 롬은 어떤 해답을 내릴지 기대된다.


▲ 보스전을 비롯한 주요 콘텐츠는 PK 불가 지역이다.

▲ PK가 불가능한 특수 사냥터도 준비돼 있다.

▲ 3월 업데이트를 준비중인 가드 시스템.
과연 라이트 유저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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