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유진호 : 덱을 세팅할 때 리스트에서 카드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네요. ‘하스스톤’이 그렇게 되어 있는데, 이러면 카드 효과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덱을 세팅하기가 편하거든요. ‘템페스트’는 일일이 카드를 눌러서 효과를 확인해야 되니까 좀 번거로웠습니다.
그리고 흑마법 덱을 보면 흑마법 카드를 상대 덱에 섞어 넣는 효과가 많은데, 카드 설명에는 이 흑마법에 대한 효과가 따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흑마법 카드를 받았을 때만 확인이 가능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필요한 정보가 바로 제공되지 않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영진 : 카드 효과를 간략한 문장으로 적어서 이해하게 쉽게 만든 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이 설명이 부족한 카드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파괴 덱을 쓸 때 그런 생각이 좀 많이 들었는데, 효과가 적용되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서 찬스를 놓친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이 효과가 필드 전체에 적용되는 건가, 아니면 카드를 배치한 탑에만 적용되는 건가? 혹은 적에게만 적용되는 건가, 아니면 적과 나 양쪽에 다 적용이 되는 건가? 이런 부분들을 바로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제공되는 정보가 부족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템페스트’가 e스포츠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유진호 : 개발사에서도 말했다시피 e스포츠 판에서 CCG는 비주류나 마찬가지입니다. 게임 특성상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고, 다른 장르에 비해서 보는 맛도 부족하죠. 거기에 프로 선수들은 하나같이 최상급 실력을 갖추고 있을 텐데, 그런 두 사람이 붙으면 한 판에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길어집니다.
‘템페스트’는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였고, 필드를 점령하는 룰이라서 그런지 나름대로 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플레이하는 내내 필드의 상황이 계속 달라지니까 마지막 턴이 되기 전까지는 승패를 짐작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이제 여기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만 잘 컨트롤하면 성공할 것 같기도 한데, 사실 이게 제일 어렵긴 하죠. 그래도 응원하겠습니다.
박영진 : 저도 게임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을 얼마나 줄일 수 있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카드 게임의 특징이긴 하지만, 동시에 e스포츠에서 주 종목으로 올라가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죠.
‘템페스트’가 다른 CCG와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어요. 결국은 이 게임도 손패를 얼마나 잘 뽑느냐가 승패에 주는 영향이 꽤 큰 편이니까요. 여기에 대해 ‘템페스트’가 어떤 답을 내놓는가가 e스포츠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열쇠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서로의 덱을 다 공개하고 플레이하는 거잖아요? 처음부터 손패를 다 들고 시작한다거나, 홀덤처럼 서로의 덱 외에 두 사람이 모두 쓸 수 있는 중립패를 따로 제공한다거나 하는 식의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해 봤으면 좋겠네요. 밸런싱이 엄청나게 힘들어지겠지만요.
▲ 게임의 진행 속도와 보는 맛은 충분하다.
운이 차지하는 영역을 어떻게 컨트롤 할지가 관건이다.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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